(NWS방송=칼럼 /언론인 이형실)최근 대통령이 한 국민을 모욕죄를 적용해 고발했다가 거둬들인 일이 있었습니다. 천만다행한 일이지요. 친고죄라 본인이 고발하지 않으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설마 나랏님이 손수 고발을 했을리 만무합니다. 그렇지요?

지방자치가 실현된지 30년이 됐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컫는 자치제도, 근간은 시민이고 시민이 주체입니다. 즉, 시민이 주인이라는 뜻이지요. 따라서 지자체 장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달라고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4년간 시민이 채용한 관리자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지자체장들은 시민을 위하는 위민행정을 하겠다거나 시민을 섬기겠다는 말들을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하지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어떤 시의 시장의 실예가 가슴을 먹먹케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시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주인이기에 시청도 시민이 맘대로 사용할수 있는 시설물인 동시에 공간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시민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그 시의 시장은 시민을 '주거침입죄'로 고발을 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마 이 일이 가당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을까 궁금합니다.

이 시의 시장은 천여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어떤 현안을 숨기고 의회의 승인을 받게됩니다. 투명해야할 시정을 숨긴것 자체가 문제였지요. 그러나 이 일은 곧 발각됩니다. 이 일로 시민단체는 기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그 이튿날 의회 야당 의원 2명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했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은 그 다음에 벌어집니다. 시장은 허락도 없이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시민단체 6명과 이를 취재한 기자3명 등 9명을 주거침입죄로 사법기관에 고발했고 시의원 2 명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답니다. 더욱 가증스러운 일은 같은 혐의로 고발한 2명의 시의원만 고발을 취하했다는 겁니다. '초록은 동색'이어서 일까요?

하여간 시민과 기자들은 경찰서에서 원하지 않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검찰로 이첩된 후 '무혐의 처분'을 받게됩니다. 시청을 이용한 시민을 주거침입죄로 고발한 것도 전대미문한 사건이지만 시청에 출입통보를 하고 시에서 제공한 기자실에서 30년간 출입하며 시를 홍보해 준 기자들을 고발한 예도 전무후무할겁니다. 무혐의를 받은 시민들은 그렇다치고 직업상 까칠한 기자들은 무혐의를 받는 즉시 시장을 직권남용과 무고죄 등으로 고발하려다가 현재까지 미룬 상태입니다. 왜냐구요? 시장처럼 옹졸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이고 측은해서 그렇습니다.

한 시의 시장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해서는 안되는 자리도 시장입니다. 4년 동안이라는 세월이 시민들에겐 불행이며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첫째도 둘째도 선거를 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