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은 날에도 나를 잃지 않는 지혜
일하기 싫은 날
NWS방송 입력 : 2026.09.10 (목) 18:54
[NWS방송] 살다 보면 유난히 몸이 묵직하고, 마음의 문고리가 잠겨 도무지 일상의 궤도로 들어서기 싫은 날이 있다. 창밖의 햇살은 눈부시게 마당을 비추는데, 내 안의 태엽은 삐걱거리며 한 치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책상 위에 놓인 종이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고, 마우스에 얹은 손끝에는 하염없이 게으른 무게가 실린다.
젊은 날의 나는 이런 나를 용납하지. 못했다. 하기 싫은 마음이 싹틀 때마다 자신을 채찍질하고, 게으름이란 단어를 꺼내어 마음을 후벼 팠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의 결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일하기 싫은 마음은 내가 나빠서가 아니라, 내 영혼이 잠시 쉬어가고 싶다며 보내는 작은 신호라는 것을. 그렇다고 일상을 온전히 놓아버릴 수는 없기에, 나는 나만의 조용한 달래기 방법을 건네곤 한다.
우선 나는 마음에 과한 짐을 지우지. 않는다. 그저 “딱 5분만 앉아 있자”라고, 아주 나지막하게 타이른다. 커다란 산을 넘으려 하지 않고, 눈앞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하나만 옮겨놓자는 마음으로 펜을 든다. 시작하기 전의 거대한 저항감은 막상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거짓말처럼 조금씩 옅어진다. 5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멈춰 있던 내 안의 작은 톱니바퀴가 조용히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어 머리를 복잡하게 쓰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일부터 손을 대 본다. 책상 위 지저분하게 흩어진 서류를 정돈하거나, 오래된 이메일 몇 개를 지우는 일이다.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끝내어 지워나가는 그 순간, 마음 한구석에 자그마한 온기가 돈다. ‘그래, 이것 하나는 해냈구나’ 하는 작은 성취감이 다음 발걸음을 뗄 수 있는 작은 등불이 되어준다.
원고지 채우기나 기획서 작성처럼 턱없이 크게 느껴지는 업무는 무섭도록 작게 쪼갠다. 글 한 편을 다 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글의 제목 하나를 정하거나 첫 문장 몇 글자를 적어보는 것에 만족한다. 거대한 덩어리의 압박을 잘라내어 작고 보잘것없는 조각으로 만들면, 비로소 마음이 숨을 쉬기 시작한다.
시간을 나누어 걷는 법도 도움이 된다. 이십오 분 동안 온전히 종이 위에 시선을 두고, 오 분은 창밖의 구름을 바라보며 가만히 숨을 고른다. 끝이 보이는 길은 아무리 가팔라도 견딜 만한 법이다. 오 분 뒤에는 나에게 온전한 휴식이 주어진다는 그 정직한 약속이, 매여 있던 몰입의 타래를 풀어준다.
‘하기 싫다’라는 감정이 피어올라 마음을 흔들 때, 나는 더 그 감정과 싸우지 않는다. “오늘 참 일하기 싫구나” 하고 그 마음을 가만히 보듬어 품어준 뒤, 손과 발은 그저 기계처럼 제 할 일을 하게 둔다. 감정은 감정대로 흘러가게 두고, 행동은 행동대로 가만히 이어 나가는 것. 감정과 행동을 살며시 분리해 놓을 때, 마음의 피로는 의외로 깊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애쓴 나를 위해 작고 소소한 기쁨을 준비한다. 원고 한 장을 마쳤을 때 입안에 감도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 혹은 햇살을 받으며 마당을 십 분간 거니는 소박한 보상. 뇌는 이러한 작은 다정함을 기억하고 다음 칸으로 나갈 힘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진짜 마음이 지친 날에는 스스로 ‘생존 모드’를 허락한다. 매일 백 퍼센트의 퍼포먼스를 낼 수는 없다. 완벽함이라는 무거운 옷을 벗어 던지고, 오늘 꼭 해야 하는 단 한두 가지의 일만 마음에 품는다. 목표를 낮추고 나를 풀어줄 때, 비로소 마음의 팽팽했던 줄이 부드럽게 완화된다.
일하기 싫은 날은 나를 자책하는 날이 아니다. 그저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어루만져야 하는 날이다. 오늘 하루, 나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대지 않고 작은 걸음부터 천천히 걸어가 본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은 아주 아름답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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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나는 이런 나를 용납하지. 못했다. 하기 싫은 마음이 싹틀 때마다 자신을 채찍질하고, 게으름이란 단어를 꺼내어 마음을 후벼 팠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삶의 결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일하기 싫은 마음은 내가 나빠서가 아니라, 내 영혼이 잠시 쉬어가고 싶다며 보내는 작은 신호라는 것을. 그렇다고 일상을 온전히 놓아버릴 수는 없기에, 나는 나만의 조용한 달래기 방법을 건네곤 한다.
우선 나는 마음에 과한 짐을 지우지. 않는다. 그저 “딱 5분만 앉아 있자”라고, 아주 나지막하게 타이른다. 커다란 산을 넘으려 하지 않고, 눈앞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하나만 옮겨놓자는 마음으로 펜을 든다. 시작하기 전의 거대한 저항감은 막상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거짓말처럼 조금씩 옅어진다. 5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멈춰 있던 내 안의 작은 톱니바퀴가 조용히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어 머리를 복잡하게 쓰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일부터 손을 대 본다. 책상 위 지저분하게 흩어진 서류를 정돈하거나, 오래된 이메일 몇 개를 지우는 일이다.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끝내어 지워나가는 그 순간, 마음 한구석에 자그마한 온기가 돈다. ‘그래, 이것 하나는 해냈구나’ 하는 작은 성취감이 다음 발걸음을 뗄 수 있는 작은 등불이 되어준다.
원고지 채우기나 기획서 작성처럼 턱없이 크게 느껴지는 업무는 무섭도록 작게 쪼갠다. 글 한 편을 다 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글의 제목 하나를 정하거나 첫 문장 몇 글자를 적어보는 것에 만족한다. 거대한 덩어리의 압박을 잘라내어 작고 보잘것없는 조각으로 만들면, 비로소 마음이 숨을 쉬기 시작한다.
시간을 나누어 걷는 법도 도움이 된다. 이십오 분 동안 온전히 종이 위에 시선을 두고, 오 분은 창밖의 구름을 바라보며 가만히 숨을 고른다. 끝이 보이는 길은 아무리 가팔라도 견딜 만한 법이다. 오 분 뒤에는 나에게 온전한 휴식이 주어진다는 그 정직한 약속이, 매여 있던 몰입의 타래를 풀어준다.
‘하기 싫다’라는 감정이 피어올라 마음을 흔들 때, 나는 더 그 감정과 싸우지 않는다. “오늘 참 일하기 싫구나” 하고 그 마음을 가만히 보듬어 품어준 뒤, 손과 발은 그저 기계처럼 제 할 일을 하게 둔다. 감정은 감정대로 흘러가게 두고, 행동은 행동대로 가만히 이어 나가는 것. 감정과 행동을 살며시 분리해 놓을 때, 마음의 피로는 의외로 깊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애쓴 나를 위해 작고 소소한 기쁨을 준비한다. 원고 한 장을 마쳤을 때 입안에 감도는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 혹은 햇살을 받으며 마당을 십 분간 거니는 소박한 보상. 뇌는 이러한 작은 다정함을 기억하고 다음 칸으로 나갈 힘을 얻는다.
마지막으로 진짜 마음이 지친 날에는 스스로 ‘생존 모드’를 허락한다. 매일 백 퍼센트의 퍼포먼스를 낼 수는 없다. 완벽함이라는 무거운 옷을 벗어 던지고, 오늘 꼭 해야 하는 단 한두 가지의 일만 마음에 품는다. 목표를 낮추고 나를 풀어줄 때, 비로소 마음의 팽팽했던 줄이 부드럽게 완화된다.
일하기 싫은 날은 나를 자책하는 날이 아니다. 그저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어루만져야 하는 날이다. 오늘 하루, 나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대지 않고 작은 걸음부터 천천히 걸어가 본다.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은 아주 아름답게 흐른다.
seungmok0202



